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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의학이라니요, 제 이름이 나까무라입니까?
무면허 침.뜸 시술을 금지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을 보며
 
이현기 기사입력 2012/05/09 [04:54] 조회 7064

현대의학의 종주국인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의술은 이제 대체의학의 열풍에 휩싸여 동양의 토착 전통의술을 수용하고 적극적인 교류를 꾀하고 있습니다.  

상호 간 흡수•통합을 통해 변증법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는 더 이상 서양의학만으로는 질병을 완치할 수 없다는 공동 인식이 전 인류로 확산되어감에 따라, 마침내 서양의학이 자연의학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자인(自認)하는 의료역사의 새로운 변혁이라 하겠습니다. 민족전통의학의 우수함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의술이라 하여 광복 후 60년이 넘는 지금까지 멸시해 왔습니다.

저들의 눈에 비친 개화기 조선의 핵심 의술인 침술과 뜸이란, 과학적인 검증은커녕 쇠로 찌르고 화상을 입히는 고문 정도로 치부하더니 이제 와서 자신들의 서양의학을 대신할 ‘대체의학’이라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합의학’의 시대를 운운하면서 천문학적인 투자에 심혈을 쏟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여 년간 침, 뜸, 부항, 약초 등을 연구하여 자국의 한의사들을 꾸준히 배출해 왔고, 미국 국립 보건원을 필두로 하여 세계 최고의 의과대학인 존스 홉킨스 대학은 물론, 구미 선진국 전체 의과대학의 절반 정도가 대체의학 관련 센터가 운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심지어 독일 같은 나라는 한의학 분야에서 자신들이 세계 최고임을 자랑하고 있다하니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방대한 국제 의료시장에서 이러한 선진강국들이 경제적 우월권을 선점하고 주도권을 잡아, 우리네 의술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포장, 저들의 의술로 둔갑시킨 후 그 존재가치를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인류는 대체의학 시작의 세계적 각축전 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대체의학이란 무엇입니까, 무엇이기에 서구가 열광합니까?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의 사전적 의미를 인용하자면 ‘정통 서양의학을 제외한 모든 치료의학으로서 한의학과 민간의학을 총칭’하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즉, ‘현대의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의학으로서의 동양의학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대체의학의 개념은 미국과 유럽식의 개념이지, 우리가 만든 용어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천 년에 걸쳐 민족의 모성(母性)으로 뿌리내려온 침, 뜸, 부항, 약초 등 우리네 의학을 우리 스스로가 ‘대체의학’이라고 스스럼없이 부르고 있는 이 고약한 발언은 어디서 비롯된 것입니까?

우선 우리나라의 헌법 조항을 살펴봅니다.

불과 몇 달 전, 구당 김남수 선생의 무면허 침, 뜸 시술을 금지한다고 최종 결정한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을 보도록 합시다.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 현행 의료법 27조 1항은 현대의학과 한의학을 제외한 치료영역, 즉 ‘대체의학’을 불법으로 규정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뿐입니까, 헌법재판관님들의 말을 인용합니다. “…‘대체의학 시술자’에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인지 여부는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못 박음으로써 대한민국 최고헌법기관에서조차 우리민족의 전통의술인 침과 뜸을 대체의학의 범주로 규정짓고, 그 시술자를 대체의학 시술자라고 표현하였던 것입니다.

이 기사를 보도한 언론들은 어떠합니까,
나라의 지성을 대변한다는 우리 언론의 어디를 보아도 이를 성토하는 글은 없었고, 신문과 방송이 하나같이 침과 뜸이 대체의학이라는 전제 아래 며칠 동안 대서특필로 앞 다투듯 기사를 개제하였던 것입니다.

명색이 한의학과 침, 뜸의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는 나라가 자기네 의술을 민족의학, 내지는 전통의학이라고 하지 아니하고 판결문에서 조차, ‘대체의학’이라고 부르다니,  

스스로의 의술을 미개하고 검증되지 아니한 의술이라 하여 천대하고 질식시킨 과거사도 모자라, 민족 고유의 젖줄 같은 자연의학을 일컬어 대체의학이라고 명명하다니…

온 나라 지성의 표상이라 할 분들께서 서양의술이 제나라의 의술인 양 알고, 제 나라 의술의 이름 하나 올바로 부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이 나라를 도적질해가서 자기네들의 속국으로 만든 것이 합일합방이요, 이제 서구가 우리의 전통의술을 파헤쳐 자기들의 상품으로 치부하는 것이 ‘대체의학’이거늘, 어찌 제나라 제 민족의 전통의술을 대체의학이라고 부른단 말입니까?

나라의 ‘전통의학’을 서구의학에 뺏기고도 모자라, 종국에는 우리 것이 그들의 것으로 둔갑되어 들어왔고 그것을 일컬어 ‘대체의학’이라 하는데, 우리가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대한조선의 아들을 ‘나까무라’라고 불러야 했던 식민지 상황과 다를 바 있습니까?

서구가 갖다버린 인공의학으로 우리의 생명은 유린당하고, 서양의학이 대안으로 갈망하는 민족의학은 스스로에게 천대받아 ‘대체의학’이라 부르는 이 자존심도, 배알도 없는 현실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기사입력: 2012/05/09 [04:54]  최종편집: ⓒ 흡선치유닷컴
 
남강 13/12/23 [11:34] 수정 삭제  
  선생님 글을 읽고 너무나 감동 받았습니다
선생님 같은 계셨기에 전통의학이 되살아 난 것 같습니다
항상 봉사정신 변함없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오오케이 14/01/10 [13:55] 수정 삭제  
  깨어 있는 말씀 감사합니다.
세상은 점점 깨어 있는 말씀보다
양아치 장사꾼같은 소리만 가득차고...
그 소리만 듣는 자들은 그소리가 깨어 있는 소리로 인식하고
진짜 깨어있는 소리는 들어려고 하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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